
연방정부가 새로운 캐나다 자동차 산업의 위한 전략으로 전기차(EV) 소비자 보조금 제도를 재도입한다. 동시에 논란이 있던 기존 전기차 판매 의무제를 폐지하는 대신 탄소 감축에 초점을 맞춘 배출가스 기준을 도입하기로 했다.
캐나다인들이 저공해 차량을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정부는 향후 5년간 총 23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구매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이 제도는 2월 16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과 기업은 배터리 전기차 및 연료전지 전기차 구매 또는 리스 시 최대 5,000달러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의 경우 최대 2,500달러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는 온타리오주 우드브리지(Woodbridge)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 시설에서 이번 계획을 발표하며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점점 더 전기화와 연결성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우리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차량을 위한 전체 가치 사슬을 개발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보조금은 캐나다와 기존에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에서 수입된 차량 중 가격이 5만 달러 미만인 모델에만 적용된다. 이 조건을 따라 카니 총리와 더그 포드(Doug Ford) 온타리오 주총리 간 갈등을 불러왔던 일부 중국산 전기차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캐나다에서 생산된 차량에는 가격 상한선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최대 84만 대의 신규 전기차가 보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EV 판매 의무제 폐지
카니 정부는, 기존 트뤼도 정부가 추진했던 2035년까지 모든 판매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는 목표는 자동차 업계와 정치권의 요구를 수용해 폐지했다. 이에 지난해 9월부터 중단됐던 ‘전기차 공급 기준(EV availability standard)’ 공식적으로 폐지되고, 대신 2027~2032년 모델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온실가스 배출 기준이 도입된다.
정부는 새 기준을 통해 전기차 판매 비율을 2035년까지 75%, 2040년까지 90%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방 교통부, 환경부, 경제개발부 관계자들은 2월 5일 비공개 브리핑을 통해, 이번 정책 전환이 “캐나다인들에게 실질적으로 중요한 결과에 초점을 맞추도록 배출 감축 정책을 합리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캐나다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수치는 제시하지 못했다.
새로운 배출 기준이 얼마큼의 탄소 배출 감소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카니 총리는 정책이 본격화되면 마일당 배출량(grams per mile)이 57%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자동차 노동자 지원 확대
정부는 또한 산업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새로운 지원책을 도입한다. 해고 방지를 위한 ‘워크셰어링 보조금(work-sharing grant)’ 신설과 산업계, 노동계, 교육기관이 참여하는 ‘노동력 연합(workforce alliance)’ 구축, 그리고 취업 지원 및 재교육 자금 제공이 포함된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50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으며, 연간 약 160억 달러를 캐나다 GDP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되는 캐나다–미국 무역 갈등은 캐나다의 주요 수출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 산업과 관련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90% 이상과 자동차 부품의 60%가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관세는 자동차 산업의 약 12만 5천 개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자동차 산업이 캐나다와 미국 경제의 긴밀한 연계를 상징한다고 언급하면서도, “공정한 경쟁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미국산 자동차 수입에 대한 25% 보복 관세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산 차량에 혜택 강화
이번 전략의 일환으로 연방 정부는 ‘전략적 대응 기금(Strategic Response Fund)’에서 30억 달러, ‘지역 관세 대응 계획(Regional Tariff Response Initiative)’에서 1억 달러를 배정해, 캐나다 자동차 제조업 투자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철강, 알루미늄 등 캐나다산 부품과 공급업체를 발굴해 산업 재편 과정에서 적극 활용하고, 국내 생산 차량 브랜드에 혜택을 주고, 외국산 자동차는 캐나다 시장 진입을 위한 비용을 부과한다.
캐나다 내 부품 생산이나 신기술 투자에 참여하는 기업은 크레딧을 받게 되며, 외국 자동차 업체는 캐나다 시장에서 판매하기 위해 크레딧을 구매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생산성 슈퍼 공제(Productivity Super-Deduction)’ 등 각종 세액 공제와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카니 총리는 이 제도가 “투자에 대한 한계 실효세율을 13%로 낮출 것”이라며 “이는 미국보다 4% 이상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15억 달러 투자
카니 총리는 전기차 보급의 주요 장애 요인으로 가격 외에도 주행거리 불안과 충전소 부족을 꼽으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 1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캐나다 인프라 은행(Canada Infrastructure Bank)을 통해 전국적 중요 프로젝트에 투입되며, 충전 인프라 구축 속도를 높이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카니 총리는 전기차 충전이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것만큼 간편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향후 새로운 전력 전략도 발표할 계획이다. <뉴스 제공: CP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