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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월드컵 선수들이 경기장에 아이와 들어오는 진짜 이유

 

YOUTUBE@TSN캡처

월드컵 경기의 킥오프를 앞두고 전 세계 수억 명의 시청자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장면이 있다. 리오넬 메시와 킬리안 음바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경기장 터널을 걸어 나오며 어린아이의 손을 꼭 잡고 입장하는 모습이다.

 

축구 팬들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장면이지만, 정작 왜 선수들이 어린이들과 함께 경기장에 들어오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단순한 연출이나 이벤트처럼 보이는 이 장면에는 20여 년 동안 이어져 온 FIFA의 철학과 어린이를 향한 특별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선수들과 함께 입장하는 아이들은 '플레이어 에스코트(Player Escort)' 또는 '매치 마스코트(Match Mascot)'로 불린다. 경기 시작 전 선수 한 명당 어린이 한 명이 손을 잡고 입장하며, 국가가 연주되는 순간까지 선수 곁을 지킨다. 월드컵이나 유럽축구선수권대회(UEFA EURO)는 물론 세계 각국의 프로축구 리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축구 문화 가운데 하나다.

 

이 전통이 세계적인 상징으로 자리 잡은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었다. FIFA는 당시 유니세프(UNICEF)와 손잡고 '세이 예스 포 칠드런(Say Yes for Children)' 캠페인을 시작했다. 

 

어린이들이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에 입장하도록 함으로써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어린이들의 교육과 건강, 놀이의 권리를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유니세프는 당시 "아이들은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함께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사실 어린이들이 선수와 함께 입장하는 문화는 그보다 앞선 1970년대 브라질 프로축구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는 가족 단위 관중을 경기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마케팅 아이디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포츠맨십과 어린이 권리, 미래 세대에 대한 존중을 상징하는 국제적인 전통으로 발전했다. 

 

특히 UEFA 유로 2000을 거치며 모든 선수들이 어린이와 함께 입장하는 방식이 정착됐고,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FIFA의 대표적인 경기 전 의식으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 월드컵에서 선수들과 함께 입장하는 어린이들은 대부분 6~10세 안팎이다. 개최국의 지역사회 프로그램이나 청소년 축구클럽, 사회공헌 프로젝트 등을 통해 선발되며, 단순히 축구를 잘하는 아이들만 뽑는 것이 아니다. 

 

봉사활동이나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아동,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도 우선적으로 기회가 주어진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대회 공식 프로그램을 통해 1,700명 이상이 넘는 어린이들이 선수들과 함께 월드컵 경기장에 입장하는 평생 한 번뿐인 경험을 하게 됐다.

 

선수들에게도 이 순간은 특별하다. 월드컵 결승전처럼 극도의 긴장감이 감도는 경기에서도 아이들의 손을 잡는 순간 표정이 한층 부드러워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선수들은 인터뷰를 통해 "아이들의 미소를 보면 긴장이 풀린다", "축구를 처음 시작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고 말한다. 세계 최고의 스타들도 그 짧은 순간만큼은 어린 축구팬들의 영웅이 된다.

 

아이들에게는 더욱 잊지 못할 추억이다. 수만 명의 관중이 함성을 보내는 월드컵 경기장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바로 곁에서 만나는 경험은 평생 기억으로 남는다. 

 

일부 어린이들은 훗날 프로선수가 된 뒤 "어릴 적 플레이어 에스코트 경험이 축구선수의 꿈을 키워준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회상하기도 한다. 실제로 잉글랜드의 축구 스타 웨인 루니도 어린 시절 선수 입장 행사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이 전통이 사회공헌의 의미까지 더하고 있다. FIFA와 대회 공식 후원사들은 영양 교육과 건강 증진, 지역사회 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참가 어린이들을 선발하고 있다. 단순히 경기 전 이벤트가 아니라 어린이들의 건강과 교육, 미래를 지원하는 국제 프로젝트로 발전한 것이다.

 

축구는 90분 동안 승패를 겨루는 스포츠다. 그러나 경기 시작 전 단 30초 동안 펼쳐지는 선수와 어린이의 동행은 승패를 넘어선 또 다른 가치를 전한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미래 세대와 손을 맞잡고 경기장에 들어서는 이유는 단 하나다. 축구의 진정한 주인공은 오늘 경기를 뛰는 스타들만이 아니라, 언젠가 그 자리를 이어받을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서다. <뉴스/사진 제공: 밴쿠버 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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