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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버터 포장지도 끝까지 아껴 썼다” 110세 캐나다 최고령 할머니의 장수 비결, 미국 최고령자는 116세

 

CTV캡처

"무엇이든 아껴 쓰며 살았지."

 

캐나다 최고령자로 공식 인정된 110세 마리 로사(위사진.Marie Rosa) 할머니가 평생 지켜온 삶의 철학이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세계 대공황,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인류 역사의 굵직한 사건을 모두 견뎌낸 그는 화려한 장수 비결 대신 "절약과 사랑"이라는 가장 단순한 삶의 원칙을 실천해 왔다.

 

캐나다 CTV에 따르면 토론토 서부에 위치한 요양시설 **'더 빌리지 오브 험버 하이츠(The Village of Humber Heights)'**에 거주하는 로사씨는 최근 가족과 입주민, 요양원 직원, 지역사회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캐나다 최고령자로 공식 인정받는 기념행사를 가졌다.

 

행사에서는 지난 4월 110세를 일기로 별세한 전 캐나다 최고령자 버뎃 버드 시슬러(Burdette "Bird" Sisler)의 가족이 직접 제작한 기념 왕관이 로사씨에게 전달됐다.

 

110세라는 나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는 캐나다 현대사의 거의 모든 굴곡을 몸소 경험한 살아있는 역사다. 1915년 9월 17일 태어난 로사씨가 세상에 나왔을 당시 캐나다 여성들은 아직 연방선거에서 투표권조차 갖지 못했다.

 

제1차 세계대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자동차와 전화도 일부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던 시대였다. 이후 그는 세계 대공황을 겪으며 어린 시절부터 절약과 검소함을 몸에 익혔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무엇 하나 쉽게 버릴 수 없었던 경험은 평생 그의 생활방식이 됐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로사씨는 재봉사이자 작업반장으로 일하며 전시 생산을 지원했다. 수많은 캐나다인들이 전쟁터로 향하던 시절 그는 후방에서 국가를 위해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그의 삶은 특별히 화려하지 않았다. 대신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삶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 평범함이야말로 오늘날 110세 장수의 비결로 주목받고 있다. 딸 캐시 시니살로씨는 "어머니는 무엇 하나 허투루 버리는 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버터를 감싸고 있던 종이조차 깨끗하게 긁어 남아 있는 버터를 모두 사용했고, 음식은 물론 생활용품까지 끝까지 아껴 쓰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직접 보여줬다고 한다.

 

이 같은 절약 정신은 단순히 돈을 아끼기 위한 습관이 아니었다. 물건 하나에도 감사하는 마음과 낭비하지 않는 삶의 태도였다.

 

직전 캐나다 최고령자였던 버뎃 버드 시슬러의 아들 노름 시슬러 역시 두 장수 노인에게 공통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분 모두 구부러진 못조차 버리지 않고 다시 펴서 사용할 정도로 절약을 생활화했다"고 회상했다.

 

오늘날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소비문화와는 전혀 다른 세대의 가치관이었다. 110년의 세월 동안 로사씨는 무려 17명의 캐나다 총리를 지켜봤다.

 

라디오 시대에서 인공지능(AI) 시대까지 기술혁명을 경험했고, 흑백텔레비전에서 스마트폰 시대까지 모든 변화를 직접 목격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에도 세 차례 감염됐지만 모두 이겨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진조차 놀랄 정도의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긴 세월은 기쁨만 안겨주지는 않았다. 수많은 가족과 친구들을 먼저 떠나보내야 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같은 요양원에서 함께 생활하던 여동생 버지니아 델 브로코가 10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평생 함께했던 동생과의 이별은 큰 슬픔이었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어머니는 슬픔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현재는 예전처럼 말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표정과 눈빛만으로도 사랑과 기쁨을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사씨는 젊은 시절 운전하는 것을 누구보다 좋아했다. 남편을 우체국까지 태워다 준 뒤 직접 자동차를 몰고 친척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패션 감각도 남달랐다. 비싼 옷을 많이 사지는 않았지만 단정하고 세련되게 옷 입는 것을 좋아했고 지금도 외출하거나 손님을 만날 때면 멋을 내는 것을 즐긴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아들 데이브 시니살로는 "우리 가족은 증조모부터 손주까지 4세대가 함께 사랑의 가치를 배우고 있다"며 "어머니는 말보다 삶으로 가족의 의미를 보여준 분"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이 가장 오래 기억하는 것은 그의 인생 철학이다. "모든 사람을 사랑하세요." 그는 자녀와 손주들에게 사람을 차별하지 말고 누구나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늘 당부했다. "사랑을 주면 결국 그 사랑은 다시 돌아온다." 이 짧은 문장은 110년 동안 그가 가장 소중하게 간직해온 삶의 신념이었다.

 

장수 연구 전문가들은 로사씨 사례가 최근 연구 결과와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설명한다. 규칙적인 생활과 검소한 식습관, 가족과의 긴밀한 관계, 스트레스를 줄이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장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무엇보다 사회와 가족 속에서 의미 있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노년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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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Naomi Whitehead 할머니 115세때 모습.

 

한편 현재 미국 최고령자는 116세의 나오미 화이트헤드(Naomi Whitehead)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 최고령자는 브라질의 이나 카나바호 루카스(Inah Canabarro Lucas) 수녀가 별세한 이후 새롭게 공식 확인된 초고령자들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초고령자(110세 이상)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며, 미국과 캐나다를 합쳐도 수십 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이 발전하면서 평균수명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110세를 넘는 '슈퍼센티네리언(Supercentenarian)'은 여전히 극히 희귀한 존재다.

 

마리 로사 할머니의 삶은 장수의 비밀이 특별한 건강식품이나 기적의 치료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평생 검소하게 살아온 습관, 가족을 향한 사랑,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 그리고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온 태도. 110년의 세월을 버텨낸 그의 인생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값진 장수 교과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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