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cut menu
Shourtcut to Contents
[사회] “4년간 아무도 몰랐다” 가짜 간호사가 노인 31명 돌봤다, 연봉 9만4천 달러까지 챙긴 충격의 사기극

 

사진출처: 토론토경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장기요양시설이 최악의 인력난을 겪던 시기, 등록 간호사 자격증을 도용해 무려 4년 넘게 실제 간호사 행세를 하며 노인들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져 온 여성이 결국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했다.

 

그는 타인의 간호사 등록번호를 훔쳐 사용했고, 허위 경력과 위조된 서류를 제출해 토론토 일대 여러 장기요양시설에서 정식 등록 간호사(Registered Nurse)로 근무했다. 일부 시설에서는 연봉 9만4,000달러를 받는 관리직까지 맡았던 것으로 드러나 캐나다 의료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온타리오주 검찰에 따르면 32세 베트남 국적의 앤 응우옌(Anh Nguyen)은 최근 토론토 법원에서 사기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응우옌이 실제 등록 간호사의 면허번호와 신원을 도용하고, 허위 경력과 위조 문서를 이용해 자신을 정식 등록 간호사로 가장했다고 밝혔다.

 

그의 불법 근무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4년 5개월 동안 이어졌다. 그가 근무한 곳은 토론토와 인근 지역의 여러 장기요양시설이었다. 산타마리아요양원(Santa Maria Nursing Home)을 시작으로 실버손 케어 커뮤니티(Silverthorn Care Community), 니스벳 로지(Nisbet Lodge), 이나 그래프턴 게이지(Ina Grafton Gage), 텐더케어 너싱홈(Tendercare Nursing Home) 등에서 등록 간호사로 일하며 급여를 받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응우옌이 단순 보조 업무만 맡은 것이 아니라 실제 등록 간호사가 수행해야 하는 핵심 의료 업무를 담당했다는 점이다. 온타리오주의 등록 간호사는 입소자의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의사의 진료를 의뢰해야 한다. 또 의사의 처방을 확인하고 약물을 관리하며,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의료기록을 작성하는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역할을 수행한다.

 

검찰에 따르면 응우옌은 한 시설에서 개인지원근로자(PSW) 5명을 관리하며 입소자 31명의 건강관리와 직접 돌봄을 책임졌다. 인슐린 주사를 포함한 각종 약물을 직접 투여했고, 가족들에게 환자의 상태를 설명했으며, 의료진을 교육하고 감독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또 환자들의 민감한 개인정보와 의료기록에도 자유롭게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피고인은 등록 간호사 자격이 전혀 없었음에도 입소자의 건강관리와 약물 투여, 의료진 교육 및 관리, 가족 상담 등을 수행하면서 환자와 장기요양시설 운영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응우옌은 일부 시설에서 간호관리 보조 책임자(Assistant Director of Care)라는 관리직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이 직책은 시설 운영진과 협력해 입소자들의 의료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간호 인력을 관리하며, 정부 기준에 맞춰 의료서비스를 운영하는 핵심 관리직이다.

 

그는 이 직책에 지원하면서 자신을 "장기요양 분야에서 관리자로 성장하고 싶은 성실한 등록 간호사"라고 소개했고, 배우는 속도가 빠르고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갖췄다고 허위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직책에서 받은 연봉은 약 9만4,000달러에 달했다.

 

이번 사건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응우옌이 근무했던 시기가 코로나19 팬데믹과 정확히 겹친다는 점이다. 2020년 당시 온타리오주의 장기요양시설은 캐나다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분야 가운데 하나였다. 반복적인 집단감염으로 수많은 고령 입소자가 목숨을 잃었고, 의료진 역시 감염과 과로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응우옌이 처음 근무했던 산타마리아요양원은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결국 캐나다군이 긴급 지원에 투입됐던 시설 가운데 하나였다. 당시 군은 열악한 위생관리와 심각한 인력 부족, 입소자 관리 부실 등을 보고하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처럼 가장 취약했던 시기에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 실제 등록 간호사 역할을 수행했다는 사실은 의료계와 유가족들에게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사건은 온타리오간호사협회(CNO)의 신고로 시작됐다. 협회는 응우옌이 이나 그래프턴 게이지에서 등록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면허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고용 기록에는 토론토 도심의 한 병원에서 근무한 경력이 기재돼 있었지만, 실제 등록 간호사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다.

 

조사를 진행한 협회는 이름이 비슷한 실제 등록 간호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경찰에 신고할 것을 권고했다. 피해 간호사는 지난해 6월 토론토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본격적인 사기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결과 응우옌이 제출한 경력과 추천서, 자격 관련 자료 상당수가 허위 또는 위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과정에서는 일부 요양시설의 허술한 채용 절차도 드러났다. 일부 시설은 이력서에서 확인 가능한 중요한 불일치 사항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고, 어떤 시설은 등록 간호사 채용 과정에서 정식 면접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또 다른 시설에서는 응우옌이 자신의 학력과 급성기 병원 근무 경험, 의료진 관리 경력 등을 모두 허위로 설명했음에도 별다른 검증 없이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개인의 사기 범행을 넘어 장기요양시설의 채용 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허점이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한다.

 

응우옌은 지난해 5월 체포된 뒤 경찰 조사에서 이나 그래프턴 게이지에서 근무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다른 시설에서의 근무는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여러 시설의 근무기록과 급여자료, 제출 서류 등을 확보해 그의 범행을 입증했다.

 

응우옌은 1993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베트남 국적자로, 2016년 캐나다로 이주한 뒤 험버칼리지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현재는 영주권 신청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변호인은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며, 법원의 최종 선고는 내년 2월 내려질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캐나다 장기요양시설의 인력 검증 체계에도 큰 숙제를 남겼다. 등록 간호사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전문직이다. 면허번호 확인과 경력 검증, 추천인 조회, 자격 확인은 가장 기본적인 절차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이러한 안전장치가 여러 차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그 결과 자격이 없는 사람이 수년간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상황이 이어졌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장기요양시설의 채용 절차를 전면 재점검하고, 간호사 면허 실시간 인증 시스템과 경력 검증 절차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팬데믹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가장 약한 노인들을 돌봐야 했던 자리에 가짜 간호사가 4년 넘게 버젓이 근무했다는 사실은 캐나다 의료 시스템이 반드시 되짚어봐야 할 뼈아픈 교훈으로 남게 됐다. <뉴스/사진 밴쿠버 교차로>

아름다운 사회
TITLE
DATE
[시냇가에 심은 나무] 작은 너에게
[2026-07-14 12:47:23]
[시냇가에 심은 나무] 폭포처럼
[2026-07-07 16:04:33]
[시냇가에 심은 나무] 나의 복
[2026-06-30 11:58:03]
[시냇가에 심은 나무] 하얀 빛 작약
[2026-06-24 13:54:16]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감사 노트
[2026-06-16 03:46:25]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가시
[2026-06-08 18:42:24]
[시냇가에 심은 나무] 라일락 인사
[2026-06-01 14:41:37]
[시냇가에 심은 나무] 아버지와 백로
[2026-05-25 17:05:20]
[시냇가에 심은 나무] 모내기
[2026-05-11 18:33:19]
[시냇가에 심은 나무] 어쩌면, 시작
[2026-03-25 14:37:21]
1  2  3  4  5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