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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온타리오호는 ‘아메리카호’ 아니다” 트럼프 개명에 美 민주당도 발끈

 

YOUTUBE캡처

 

트럼프, 행정명령 서명…미국 연방정부 공식 명칭 ‘Lake America’로 변경
뉴욕 주지사 “우리는 그렇게 부르지 않을 것”…민주당, 원상복구 법안 추진
“캐나다와 관세전쟁 벌이면서 쓸데없는 도발”…중간선거서 유권자 심판 경고
캐나다 카니 총리도 “400년 넘은 이름, 언제나 온타리오호” 일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온타리오호(Lake Ontario)를 미국 내에서 ‘아메리카호(Lake America)’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캐나다뿐 아니라 미국 민주당 정치권에서도 강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미국과 캐나다가 50% 관세를 주고받으며 심각한 무역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양국이 공유하는 호수의 이름까지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은 동맹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일부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되돌리는 법안까지 추진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백악관에서 온타리오호의 미국 내 공식 명칭을 ‘Lake America’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미 내무부와 지명위원회가 30일 이내에 미국의 지명정보시스템(GNIS)을 수정하고 연방정부 지도와 문서, 정부기관의 공식 자료에서 ‘Lake Ontario’를 ‘Lake America’로 변경하도록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에 앞서 “온타리오호의 이름을 즉시 아메리카호로 변경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백악관에는 오대호 지도가 설치됐고 온타리오호 위치에는 붉은 글씨로 ‘LAKE AMERICA’라고 표시됐다.

 

백악관은 미국이 오대호의 안전과 환경보호, 상업적 이용에 막대한 기여를 해왔다는 점을 개명의 근거로 제시했다. 행정명령에는 미국이 오대호에서 운항하는 쇄빙선 11척 가운데 9척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오대호 담수 생태계 보호에 약 40억달러를 투자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캐나다까지 호수의 이름을 바꾸도록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연방정부가 사용하는 지명에 적용될 뿐 캐나다 정부나 국제기구, 민간 지도업체 등에 법적인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캐나다는 즉각 반발했다. 마크 카니 총리는 온타리오라는 이름이 원주민 언어에서 유래했으며 4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이 이름은 캐나다 연방 탄생은 물론 미국의 독립선언보다도 오래됐다”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부른다는 것은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그것을 온타리오호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호수와 직접 맞닿아 있는 미국 뉴욕주의 캐시 호컬 주지사도 트럼프 대통령의 명칭 변경을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호컬 주지사는 “뉴욕은 그렇게 부르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과 관계없이 뉴욕주에서는 기존 명칭인 Lake Ontario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한발 더 나아가 의회 차원의 대응에 착수했다. 뉴욕주 민주당 소속 팀 케네디 연방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Lake America’ 개명 조치를 되돌리기 위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케네디 의원은 미국과 캐나다 국경지역 문제를 다루는 초당적 ‘Northern Border Caucus’의 공동의장이기도 하다.

 

하원 민주당 지도부에서 메시지 전략을 담당하는 미시간주의 데비 딩겔 의원도 행정명령을 뒤집기 위한 별도의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공화당이 의회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민주당 법안이 실제 통과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민주당 인사들은 이번 개명 논란을 단순한 지명의 문제가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대캐나다 정책 전반과 연결하고 있다. 캐나다와 수십억달러 규모의 관세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미국 가계와 기업이 물가와 공급망 불안을 걱정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호수 이름을 바꾸는 정치적 행동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캐나다의 갈등은 이미 지명을 둘러싼 신경전을 넘어 실제 경제전쟁으로 확대됐다. 미국은 무역협상 결렬 이후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 역시 비슷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맞대응 관세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캐나다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대한 추가 관세까지 경고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이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여러 차례 오가며 완성되는 북미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실제 추가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양국 모두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개명이 특별한 지정학적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캐나다가 오랫동안 무역과 국방 문제에서 미국을 이용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캐나다 국민을 사랑한다”면서도 캐나다 지도자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멕시코만(Gulf of Mexico)을 미국 연방정부에서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으로 부르도록 한 것과도 닮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온타리오호 개명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그는 “이제 만(gulf)도 있고 호수(lake)도 있다. 필요한 것은 바다(ocean)”라며 대서양이나 태평양의 이름까지 바꿀 가능성을 농담 섞인 표현으로 언급했다.

 

민주당의 반발에는 내년 정치 일정도 깔려 있다. 캐나다와의 무역전쟁으로 미국산 제품 가격과 기업 비용이 올라가고 접경지역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경우 그 책임이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으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에서는 결국 “유권자들이 그에 맞게 반응할 것”이라며 선거를 통한 심판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온타리오호는 미국 뉴욕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공유하는 오대호 가운데 하나로 양국의 역사와 경제, 물류가 함께 얽혀 있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Ontario’라는 이름 역시 유럽인들이 북미에 국가를 세우기 훨씬 전부터 사용돼 온 원주민 언어에서 유래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Lake America’는 미국 연방정부 문서와 지도에서는 공식 명칭이 될 수 있지만 캐나다인들에게까지 새로운 이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미국과 캐나다가 50% 관세를 주고받으며 수십년간 구축한 경제동맹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조치는 양국 갈등의 새로운 상징이 되고 있다. 관세에서 시작된 트럼프와 캐나다의 충돌이 이제 자동차와 철강, 문화·언어 문제를 넘어 400년 넘게 사용해 온 호수의 이름에까지 번진 셈이다. <뉴스/사진: 밴쿠버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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