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BOOK캡처
캐나다 전역이 30일 오렌지색으로 물들었다. 올해로 6번째를 맞은 ‘진실과 화해를 위한 국가기념일(National Day for Truth and Reconciliation)’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원주민 기숙학교 생존자들을 기리고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어린이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은 원주민 어린이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오렌지 셔츠 데이(Orange Shirt Day)’이기도 하다.
캐나다에서는 1857년부터 1996년까지 15만명이 넘는 퍼스트네이션·이누이트·메티스 어린이들이 가족과 공동체에서 떨어져 정부가 지원하고 교회가 운영하는 기숙학교에 보내졌다.
상당수 어린이는 언어와 문화를 사용할 수 없었고 학대와 영양실조, 열악한 의료환경에 노출됐다. 진실화해위원회(TRC)는 2015년 최종보고서에서 이 제도를 국가가 뒷받침한 ‘문화적 집단학살’ 정책의 핵심 요소로 규정했다. 위원회가 확인한 기숙학교 어린이 사망자는 3200명에 달하지만, 관련 기록 조사가 계속되고 있어 실제 숫자는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수도 오타와 의사당에서는 CBC·APTN과 국립진실화해센터가 공동으로 ‘Remembering the Children’ 행사를 열었다. 생존자와 원주민 원로·지도자들의 연설과 공연이 이어졌으며 참석자들은 어린이 신발을 무대 앞에 놓으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토론토와 밴쿠버, 캘거리, 이칼루이트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걷기대회와 추모·문화행사가 이어졌다.
마크 카니 총리는 에드먼턴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숙학교 제도를 캐나다 역사의 “어두운 장”이라고 표현하며 희생 어린이와 생존자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도 연방정부가 기숙학교 제도를 만들고 유지했으며 그로 인한 깊고 지속적인 피해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해’까지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립 감시단체 Indigenous Watchdog에 따르면 진실화해위원회가 제시한 94개 행동권고 가운데 지난 11년 동안 완료된 것은 14개로 집계됐다. 41개는 진행 중이며 24개는 정체, 15개는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 국민들에게 오렌지 셔츠를 입고 생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원주민이 주도하는 지역행사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9월30일은 단순한 휴일이 아니라 캐나다가 과거의 상처를 기억하고, 그 기억을 실제 화해와 변화로 이어가야 하는 날이라는 메시지가 전국에서 다시 울려 퍼졌다. <뉴스/사진: 밴쿠버 교차로>